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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피크로스에서 피크로스 S까지 — 닌텐도 피크로스 30년사

주인장2026.08.16 09:44 | 조회수 35 | 👍 0

노노그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피크로스'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1995년 게임보이로 나온 《마리오의 피크로스》가 이 퍼즐을 세계에 알린 결정적 계기였죠.

그런데 그 뒤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는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 중간에 영어권에서 12년간 자취를 감췄던 시기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굴곡진 역사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미야모토 시게루가 마리오를 넣자고 했다

시작은 1992년 무렵입니다. 무라카미 히로후미라는 개발자가 닌텐도에 이 퍼즐의 게임화를 제안했습니다. 개발은 주피터(Jupiter)라는 회사가 맡았고, 닌텐도 쪽에서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감독했죠.

흥미로운 건 마리오를 넣자는 아이디어가 미야모토에게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원래는 그냥 퍼즐 게임이었는데, 친숙한 마스코트를 앞세워 진입 장벽을 낮추자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임 속 마리오는 배관공이 아니라 고고학자입니다. 정으로 돌을 깎아내며 유적에 새겨진 그림을 찾아내는 설정이죠. 칸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노노그램의 동작과 잘 맞아떨어지는 연출입니다.

1995년, 일본에서는 대박 영어권에서는 참패

《마리오의 피크로스》는 1995년 3월 14일 일본에서, 이틀 뒤 북미에서 출시됐습니다. 총 192개의 퍼즐이 64개씩 세 묶음으로 들어 있었고, 누적 100만 장 이상 팔렸습니다.

문제는 그 100만 장이 대부분 일본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영어권 판매는 부진했어요. 리뷰에서는 분량과 중독성을 칭찬하면서도 "마리오 게임다운 요소가 없다"는 지적이 따라붙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 일본판과 북미판의 퍼즐 그림이 다릅니다. 일본판에는 술이나 담배, 일본 요괴를 소재로 한 그림이 있었는데, 당시 닌텐도 아메리카의 엄격한 심의 기준 때문에 전부 교체됐습니다.

타임 어택 모드의 초기 순위표를 보면 1위가 NIN, 2위가 APE, 3위가 JUP입니다. 각각 닌텐도, 에이프, 주피터. 개발에 참여한 세 회사를 순서대로 넣어둔 셈이죠.

일본 전용으로 이어진 후속작들

판매 성적이 갈리면서 후속작은 일본 전용이 됐습니다.

《마리오의 슈퍼 피크로스》 (1995년 9월, 슈퍼패미컴) — 슈퍼패미컴 마우스를 지원했고, 마리오 퍼즐을 다 풀면 와리오 퍼즐이 열립니다. 마리오 쪽은 제한 시간이 있는 반면 와리오 쪽은 규칙이 달라 성격이 아예 다른 도전이 됩니다.

《피크로스 2》 (1996년, 게임보이)

《타모리의 피크로스》 (1995년, 새틀라뷰) — 위성 데이터 방송으로만 배포된 특이한 작품입니다. 1995년 4월 23일부터 9월 2일까지만 송출됐어요.

《피크로스 NP》 (1999~2000년) — 닌텐도 파워라는 기록 가능한 카트리지에 내려받는 방식으로 여덟 권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포켓몬 피크로스》도 1999년 게임보이 컬러용으로 발표됐다가 취소됐고, 《포켓몬스터 금·은》 개발 중에 피크로스 미니게임을 넣으려던 계획도 무산됐습니다.

12년의 공백

1996년 《피크로스 2》 이후, 닌텐도가 영어권에 피크로스를 정식 출시하기까지 12년이 걸렸습니다. 2007년 《피크로스 DS》가 나오기 전까지, 서구권 팬들에게 이 시리즈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었죠.

이 공백 때문에 《마리오의 피크로스》는 일종의 컬트 클래식이 됐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명작이 된 셈입니다.

재밌는 건 《마리오의 슈퍼 피크로스》의 첫 서구권 출시입니다. 2007년 9월 유럽과 호주 버추얼 콘솔로 나왔는데, 영어 번역 없이 일본어 그대로였습니다. 숫자 퍼즐이라 언어가 별 문제가 안 됐던 거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 들어 시리즈는 되살아났습니다.

3DS의 《피크로스 e》 시리즈는 아홉 편이 나왔고 합계 68만 장가량 팔렸습니다. 클럽 닌텐도 회원 전용으로 나온 《클럽 닌텐도 피크로스》(2012)와 그 속편(2014)도 있었고요.

HAL 연구소가 만든 《피크로스 3D》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 블록을 깎아내는 변형작입니다.

지금은 닌텐도 스위치의 《피크로스 S》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부터는 주피터가 닌텐도에게서 브랜드를 라이선스받아 직접 발매하는 구조로 바뀌었어요. 가장 최근작은 2026년 4월 30일에 나온 《피크로스 S: 코나미 앤티크스 에디션》입니다.

그리고 2025년 3월, 원조 《마리오의 피크로스》가 닌텐도 클래식 서비스에 추가되면서 30년 만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마무리

1992년의 제안에서 시작해 2026년까지, 30년 넘게 이어진 시리즈입니다. 그 사이 게임보이에서 스위치로 하드웨어가 다섯 번 넘게 바뀌었지만 규칙은 그대로예요.

숫자를 보고 칸을 칠한다. 그림이 나온다. 이 단순한 구조가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주는 역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노노그램의 수학적 배경이 궁금하시다면 노노그램의 세계적 인기와 수학적 매력을, 이름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는 우리는 왜 '네모로직'이라고 부를까를 읽어보세요. 직접 풀어보고 싶다면 전체 퍼즐 목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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