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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 격자부터 미로까지 — 노노그램의 변형들

주인장2026.08.17 21:46 | 조회수 37 | 👍 0

노노그램은 규칙이 단순합니다. 숫자만큼 연속해서 칠하고, 숫자 사이는 한 칸 이상 비운다. 이게 전부죠.

그런데 이 단순한 골격에서 놀랄 만큼 다양한 변형이 나왔습니다. 색을 넣거나, 격자 모양을 바꾸거나, 아예 숫자의 의미를 뒤집은 것도 있어요. 오늘은 그 갈래들을 한 번 훑어보겠습니다.

1. 컬러 노노그램

가장 흔한 변형입니다. 검은색 하나만 쓰는 대신 여러 색을 씁니다. 단서 숫자도 해당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어느 색을 몇 칸 칠할지 알려주죠.

핵심 차이는 띄어쓰기 규칙에 있습니다. 흑백 노노그램에서는 숫자와 숫자 사이에 반드시 최소 한 칸이 비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어디서 끊기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색이 다르면 붙어 있어도 구분이 됩니다. 빨강 3과 파랑 2가 나란히 있으면 사이를 안 띄워도 되는 거죠. 반대로 같은 색이 연달아 나오면 흑백과 똑같이 한 칸을 비워야 합니다.

이 규칙 하나 때문에 난이도가 확 올라갑니다. 흑백에서 쓰던 '겹치기' 계산이 그대로 통하지 않거든요.

2. 트리들러 (Triddlers)

정사각형 대신 삼각형 격자를 씁니다. 이름은 triangle과 griddler를 합친 말이에요.

삼각형 격자에서는 선이 세 방향으로 뻗습니다. 그래서 단서도 가로·세로 두 세트가 아니라 세 세트가 주어집니다.

정보가 하나 더 많으니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 방향을 동시에 머릿속에 담아야 해서 공간 감각이 훨씬 많이 필요해요. 처음 잡으면 방향을 헷갈려서 한참 헤매게 됩니다.

3. 펜토미노 페인트 바이 넘버

이건 조금 별종입니다. 숫자 단서 대신 펜토미노 12조각을 격자에 배치하는 방식이에요.

펜토미노는 정사각형 다섯 개를 이어 붙인 도형입니다. L자, T자, 십자 모양 등 총 12가지가 있죠. 이 열두 조각을 격자에 놓되, 서로 닿으면 안 됩니다. 모서리끼리 대각선으로 스치는 것도 안 돼요.

노노그램의 '연속된 칸' 개념을 '정해진 모양의 덩어리'로 바꾼 셈입니다. 테트리스를 좋아하신다면 이 감각이 익숙하실 겁니다.

4. 필어픽스 (Fill-a-Pix)

숫자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는 숫자가 격자 안에 들어 있어요.

각 숫자는 자기 자신을 포함해 주변 아홉 칸 중 몇 칸이 칠해지는지를 뜻합니다. 9라고 적혀 있으면 자기와 주변 여덟 칸 전부가 칠해진다는 뜻이고, 0이면 전부 비어 있다는 뜻이죠.

지뢰찾기를 해보셨다면 감이 오실 겁니다. 규칙 구조가 거의 같아요. 다만 지뢰찾기는 지뢰를 피하는 게 목적이고, 필어픽스는 칠해서 그림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목표가 정반대죠.

5. 링크어픽스 (Link-a-Pix)

'페인트 바이 페어스'라고도 부릅니다. 격자 곳곳에 숫자가 흩어져 있는데, 같은 숫자끼리 짝을 지어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규칙은 하나. 연결한 선이 지나는 칸의 총 개수가 그 숫자와 같아야 합니다. 5끼리 연결한다면 시작점과 끝점을 포함해 정확히 다섯 칸을 지나야 하는 거죠.

모든 짝을 제대로 연결하면 선이 지나간 칸들이 그림을 이룹니다. 색깔 버전도 있어서, 같은 색 숫자끼리만 연결하는 방식으로 컬러 그림을 만들 수 있습니다.

6. 메이즈어픽스 (Maze-a-Pix)

격자에 미로가 그려져 있습니다. 입구에서 출구까지 길을 찾으면, 그 경로가 지나간 칸들이 그림이 되는 방식이에요.

논리 퍼즐이라기보다는 미로 찾기에 가깝지만, 완성했을 때 그림이 나온다는 노노그램의 정체성은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변형이 나왔을까

노노그램의 본질을 뜯어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노노그램은 수학적으로 이산 단층촬영(discrete tomography)의 한 형태입니다. 어려운 말 같지만 개념은 간단해요. 단면의 정보만 가지고 전체 형태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병원의 CT 촬영이 몸을 여러 방향에서 찍어 내부를 재구성하는 것과 같은 원리죠.

노노그램에서 행과 열의 숫자가 바로 그 '단면 정보'입니다.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 번 찍은 결과만 가지고 원래 그림을 복원하는 거예요.

이렇게 보면 변형이 왜 많은지 이해가 됩니다. 단면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만 바꾸면 새 퍼즐이 되니까요. 방향을 셋으로 늘리면 트리들러, 주변 아홉 칸으로 바꾸면 필어픽스, 색을 추가하면 컬러 노노그램입니다.

마무리

여기 소개한 것 말고도 멀티그리드 노노그램, 도형이 정사각형이 아닌 변형 등 갈래는 더 있습니다. 노노그램 자체도 격자가 꼭 정사각형일 필요는 없어서, 세로로 긴 직사각형이나 아주 납작한 형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요.

이 사이트는 지금 흑백 노노그램만 다루고 있습니다. 언젠가 컬러 버전도 붙여보고 싶네요.

기본 규칙부터 익히고 싶으시다면 노노그램 초보자 완벽 가이드를, 다른 논리 퍼즐과의 차이가 궁금하시다면 노노그램 vs 스도쿠 vs 가쿠로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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