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초상(Portrait of an Elderly Man) (60x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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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2026.08.31 | 조회수 24 | 👍 …

먼저 말씀드리면 이건 하루에 끝내는 판이 아닙니다. 60x60, 3600칸입니다. 30x30 네 개를 붙여놓은 크기고, 실제로 풀어보면 서너 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앉은자리에서 끝내려고 시작하면 중간에 지칩니다. 얼굴 윤곽까지 하고 덮어두었다가 다음에 이목구비를 잡는 식으로 나눠 푸는 게 맞습니다.

어떤 분에게 맞느냐면, 30x30을 여러 개 풀어봤고 겹치기 계산이 손에 붙은 분입니다. 그중에서도 힌트 숫자가 여덟아홉 개로 쪼개진 줄을 봐도 당황하지 않는 분이어야 합니다. 이 판의 중간 구간, 그러니까 눈과 코 주름이 있는 20행대와 30행대는 한 줄에 숫자가 예닐곱 개씩 들어갑니다. 60칸 줄이라 여유가 크고, 그런 줄에서는 겹치기로 나오는 칸이 거의 없습니다. 가로줄 하나를 붙들고 오래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으면 여기서 몇십 분을 그냥 보냅니다.

반대로 이런 분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아직 15x15를 몇 개 풀어본 단계라면 이 판은 이르고, 한 번에 다 풀어야 마음이 편한 분에게도 안 맞습니다. 3600칸을 끊김 없이 밀어붙이는 건 즐겁지 않습니다. 또 하나, 이 판은 인물 초상이라 완성되기 전까지는 무슨 그림인지 잘 안 보입니다. 중간중간 형태가 드러나는 재미로 푸시는 분이라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얼굴은 마지막 20% 정도가 채워질 때 갑자기 나타납니다.

대신 잘 맞는 분에게는 확실한 장점이 있습니다. 초반이 아주 편합니다. 2행과 3행이 58이라 60칸 줄에서 겹치기로 56칸씩, 두 줄에서 112칸이 한 번에 확정됩니다. 4행 25 24는 합 49에 공백 한 칸, 여유 10칸이라 25에서 15칸, 24에서 14칸이 나옵니다. 5행 22 21이 12칸과 11칸, 6행 20 19가 10칸과 9칸입니다. 위에서부터 열 줄 남짓만으로 수백 칸이 채워집니다. 이게 배경입니다. 얼굴 주변을 검게 칠하고 얼굴 자체는 비운 구조라, 판 가장자리가 통째로 확정되면서 시작합니다.

확정 칸 수가 한 줄씩 줄어드는 것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4행에서 15칸, 5행 12칸, 6행 10칸, 7행 9칸, 8행 7칸으로 내려갑니다. 배경이 얼굴 곡선을 따라 조금씩 물러나기 때문인데, 이 감소 폭이 일정해서 다음 줄에 뭐가 나올지 짐작이 됩니다. 14행 12 11쯤까지 이 흐름이 이어지고, 그 아래부터 숫자가 잘게 갈라지면서 본론이 시작됩니다.

중간 구간을 뚫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세로줄로 내려가는 겁니다. 배경이 이미 확정돼 있으니 각 세로줄에서 얼굴이 시작되는 지점이 정해져 있고, 거기서부터 세로 힌트를 아래로 세어 내려오면 눈썹과 눈 위치가 잡힙니다. 좌우가 거의 대칭이라 왼쪽 절반을 먼저 정리하는 편이 낫지만, 완전한 대칭은 아닙니다. 주름 표현이 한쪽에만 있는 줄이 몇 개 있어서 옮겨 적기 전에 검산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큰 판을 며칠에 걸쳐 푸는 게 익숙하고, 겹치기가 안 통하는 구간에서 세로로 전환하는 요령이 있는 분에게 맞습니다. 그 요령이 아직 없다면 30x30을 몇 개 더 하신 뒤에 오시는 걸 권합니다. 세로 전환과 흰 칸 표시는 X 표시 기법에 정리해두었고, 이 크기를 왜 60까지 키웠는지는 제작 후기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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